다른 사람들의 이해나 인정을 얻기 위해서 살아가는 삶은 싫다.
나 자신이 좋아하고, 옳다고 믿는 가치와 스타일을 굳건히 지켜가는 잭 퍼셀 크루들의 이야기.
Brand: Slow Steady Club
Instagram: instagram.com/slowsteadyclub
Business Hour: All Day 13:00-20:00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Website: slowsteadyclub.com
A. 천천히 꾸준하게 지속되는 제품과 문화를 선보인다. 가방과 액세서리를 넘어 블랭코프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컬처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도 풀어내고 싶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휴식과 문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하며 운영 중이다. 언젠가는 블랭코프가 하나의 브랜드가 아닌 ‘블랭코프 스타일’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되길 꿈꾸는데 슬로우 스테디 클럽은 그 기반을 다지는 공간인 셈이다.
A. 나는 블랭코프에 주력하는 한편 전반적인 기획과 디자인을, 아내인 문미영 실장은 헤드 바이어로서 판매를 총괄한다. 그 외에 카페를 담당하는 바리스타, 우리가 론칭한 또 다른 브랜드인 ‘네이더스(NEITHERS)’를 맡은 디자이너, 온라인 스토어 업무와 매장 세일즈를 도와주는 직원들이 있다. 슬로우 스테디 클럽의 일상과 스타일링을 함께 보여주면서 매일의 생각을 적는 ‘SSC DOCU’를 비롯해 ‘SSC NEWS’, ‘SSC MUSIC’ 등 SNS 포스트는 여럿이 나눠 진행한다.
”언젠가는 블랭코프가 하나의 브랜드가 아닌 ‘블랭코프 스타일’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되길 꿈꾼다. 슬로우 스테디 클럽은 그 기반을 다지는 공간이다.”
김세영, 문미영, 조항현, 원덕현, 김지영, 육예람
A.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녔는지, 우리와 차별화되는 점이 있는지 유념해서 본다. 다시 말해 성격은 우리와 다르지만 ‘슬로우 스테디’하다는 교집합을 지닌 브랜드를 선별한다. 이종수 디자이너의 의류 브랜드 ‘도큐먼트(DOCUMENT)’와 계속 작업해왔고 일본 오사카를 베이스로 하는 ‘마이요(Maillot)’와의 콜라보레이션도 만족스러웠다. 마이요는 셔츠에 집중하는 브랜드로 언뜻 수수해 보이는 셔츠지만 직접 입어 보면 얼마나 신경 써서 잘 만들었는지 완벽한 만듦새를 느끼게 된다.
A. ‘슬로우 스테디’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대체로 전통 있고 역사가 긴 브랜드를 떠올리더라. 하지만 내가 집중하는 것은 오래된 것들이 아니다. 1~2년밖에 되지 않았어도 앞으로의 방향이 정확하다면 그 가능성에 주목한다. 헤리티지에서 벗어나니까 선택도 자유로워졌다. 이를테면 슬로우 스테디 클럽 2층 카페에 유가, 스니커즈, 하리보, 밀크 캐러멜 등 한결같이 사랑받는 주전부리를 구비한 것처럼.
“슬로우 스테디’가 반드시 전통과 역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2년밖에 되지 않았어도 앞으로의 방향이 정확하다면 그 가능성에 주목한다.”
A. 지금 우리가 속한 시장이 대중적이지는 않다 보니 노력에 비해 피드백이 작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설령 그렇다 해도 흔들리지 않으려고 한다. 이 일을 해오면서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버티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과 현실을 이유로 기준을 낮추고 타협하는 것은 다르다. 직원이 한 명이든 열 명이든 결과물은 변명 없이 잘 만들어져야 한다. 일단 진실하게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안 되면 내가 문제는 아닌 거다. 비관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사실 난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이다. 처음 삼청동에 숍을 오픈할 당시만 해도 위치를 확인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 왔는데 요즘은 거의 없어졌다. 이런 사소한 변화도 고맙다. 진심을 담아 일하면 결국 긍정적인 에너지로 돌아오는 거 같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지금도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해요. 반응이 없다고 그만두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되죠.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좋고 안 좋고는 그 후에 말할 수 있는 거 같아요.”